[이상진의 금융읽기]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

금융은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 전통산업에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책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금융의 전환[사진=Chat GPT 생성]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금융의 사명

​경제가 발전하면서 금융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었고, 금융은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자본의 유동성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금융 위기로 금융 산업의 불공정한 관행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 금융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제 금융은 단순히 돈을 벌어들이는 도구를 넘어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복합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수단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이론적 탐구를 넘어, 실제적인 사례와 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답변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기에 가치를 지향하는 은행들이 연합체가 확대되는 모습과 글로벌 임팩트투자가 급격히 성장하는 현상은 관심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커뮤니티 개발 금융 기관(CDFI)은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경제적 기회를 확대했는데, 금융의 힘을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지역 사회의 발전을 도모한 좋은 사례이다.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여정은 단순히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금융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을 요구한다. 금융산업 내부의 변화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시민 사회의 공동 노력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재정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요구다.

금융을 통한 가치의 새로운 지평

​첫째,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투자는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녹색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태양광 에너지 같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신규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가져온다. 이러한 활동은 금융이 단순한 이윤 창출의 수단이 아닌,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금융 기술(FinTech)의 발전은 금융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 서비스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도달하지 못한 지역과 사람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포용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가령,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며, 이는 경제 활동의 활성화와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 이는 금융이 단지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혁신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금융의 역할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사회혁신기업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데,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임팩트금융)은 금융 자본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금융은 경제적 성공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과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넷째, 마이크로파이낸싱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금융 서비스이다. 이는 소규모 자영업자와 농민들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를 증진시킨다.

모두가 함께 나아가는 가치창출의 길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은 공공, 기업, 시민 모두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공공은 지원과 규제를 통해 금융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 활동을 통해 이익과 가치 창출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시민들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및 투자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 여정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 추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한 협력이 필요하다. “가치있는 금융”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가치있는 사회”의 실현이다. 이는 곧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금융을 통한 사회 전반의 변화와 진보로 나아가는 길을 의미한다.

​이제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의 힘을 사회적 가치 증진에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와 관련된 사례와 전략을 소개하면서,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I 이상진(Lee Sang JIn)

연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KAIST MBA를 나와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사회적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부터 글로벌 컨설팅사 Kearney, Accenture, 삼정KPMG, 삼성SDS에서 국민은행, 삼성생명, 신한금융투자 등의 선도적인 금융기관을 컨설팅 했으며, 2012년부터는 우리금융지주에서 14개 계열사의 경영혁신을 담당한 금융전문가이다. 2014년 사회혁신기업가들과 기금을 조성하면서 임팩트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6년 한국사회혁신금융(주)을 창업하였다. 경기도, 충남, 화성시 등 다수 지자체의 사회적경제기금의 운영위원을 역임했고, 영국 BSC를 모델로 하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캐나다 데자르뎅 연대경제신협을 모델로 하는 사회연대신협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상임이사,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임팩트금융민간자문단(NAB) 이사로 활동하면서 국내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2024년 ‘새로운 사회를 위한 금융교육과 사회적 은행’을 출간하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출처 : ESG코리아뉴스(https://www.esgkoreanews.com/news/view.php?no=1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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