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the 이로운 금융] 27. 오픈뱅킹부터 꽃 배달까지…비대면 서비스로 진화하는 금융

2021년 3월 29일

기사보기 :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23865

요즘 사회적경제에 특화된 단체신협 설립에 동참을 호소하고자 수도권 외 지역 사회적경제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지역마다 지점을 만들 수는 없을 텐데 불편하지 않겠냐”는 거다. 가까운 은행 영업점을 애용한다면 궁금할 만하다. 하지만 금융거래 패턴은 점점 바뀌고 있다. 이미 은행의 비대면 고객은 영업점 이용고객의 4배를 상회한다. 코로나19 확산과 오픈뱅킹 서비스는 비대면 거래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리적 접근성보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편의성 증대가 금융기관의 생존 전략이 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26개 점포를 폐쇄했다. 2019년 폐쇄 점포 수 88개보다 많다. 은행 영업점 통폐합은 2015년 이후 매년 이어지는 작업이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빠르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해 7월 21일 임원회의에서 은행 영업점 줄이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 실제 2020년 한 해만 250개 점포가 사라졌다는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1주일에 5개꼴로 없어졌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금융 산업 혁신을 위해 2019년 12월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다른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이체 및 송금도 가능하다. 은행, 증권사, 신협 등 다양한 금융기관과 거래하려고 개별 앱에 접속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앱 화면에서 ‘다른은행’ 메뉴를 선택하면 타 금융기관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 따라 기능 차이는 있지만, 예·적금 개설이 가능하고, 등록 계좌 삭제와 변경도 되는 등 앱을 통해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농협, 신협 등 5대 상호금융기관과 증권사, 우체국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협중앙회도 신협 앱 ‘온뱅크’를 만들었다. 다른 금융사 입출금 계좌 잔액을 신협 계좌로 이체하는 ‘잔액 모으기’ 서비스, 다른 금융사 등록계좌 잔액을 보여주는 ‘나의 자산 현황’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달 초에는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말에는 67개 저축은행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비대면 신원증명 간소화 서비스로 이용고객의 편리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생체인증 한 번만 하면 복잡한 신원증명이나 실명 확인 절차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 오픈뱅킹이 본격화되고, 앱 기능이 대폭 개선되면서 금융거래의 디지털화는 빨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모바일 앱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려는 금융회사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꽃 배달 서비스와 방문 택배 서비스를 앱에 탑재했다.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상생 플랫폼과 연계해 7월부터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한다. 우리은행은 앱에서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도 판다. 이들이 생활금융서비스로 진화하는 건 결국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거래를 늘려서 수수료 수익을 키우기 위해서다.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모바일 앱을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관문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앞으로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금융거래의 불편함을 느낄 일은 줄어들 거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기관의 오프라인 공간은 금융거래보다 고객 대상 교육, 상담,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소통의 공간이 될 거다. 사회적경제에 특화된 단체신협의 영업 범위가 ‘특정 지역’으로 제한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와 소통을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로운넷으로부터 출처 명시 조건으로 자사 홈페이지 게재를 허락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로운넷=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 sjlee@ksifinance.com



한국사회혁신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