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알면 the 이로운 금융] 10. ‘문제적 사모펀드’…사회적금융에도 가능하다

출처: https://tinyurl.com/yydlw7lm

이상진 대표이사 이로운넷 기고, 2019.10.24

[알면 the 이로운 금융] 10. ‘문제적 사모펀드’… 사회적금융에도 가능하다.

요즘 들어 ‘사모펀드’란 단어를 많이 듣게 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적인 논쟁 과정에서 많이 회자됐는데 최근에는 모 자산운용사가 1조3000억 원의 펀드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연일 지면에 등장한다. 과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벌어들인 5조 원이란 돈을 먹튀했던 사건에서도 사모펀드가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사모펀드는 소수의 자본가들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탐욕스런 금융상품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란 제도로 규정된 투자기구일 뿐이고 좋고 나쁘다는 가치판단의 내포되는 것은 뭔가 어색하다. 최근 사회적금융에서도 자금조달의 수단으로서 사모펀드가  논의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엔 사모펀드를 올바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에게 자본을 출자받아 기업이나 채권,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보는 펀드다. 전문투자자(주로 기관투자자)와 거액의 투자가 가능한 자산가만이 투자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용 상품이다. 전문투자자란 금융투자상품에 관한 전문성과  자산규모 등에 토대로 투자에 따른 위험감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투자자로서 금융기관, 지방자체단체, 상장된 국내법인 등이며, 개인의 경우엔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펀드별 최소 투자금액도 1억원(레버지리 한도가 높은 펀드는 3억원) 이상이며, 더 높은 금액을 정할 수도 있다. 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투자자들만이 참여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공시, 운용보고서 교부, 분산투자 등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 관련 공시, 운용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투자전략 및 대상에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위험이 높은 산업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하고 있다. 가령, 성장성이 높은 수많은 중소 혁신기업의 경우 자본요소와 부채요소가 결합된 메자닌채권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자닌채권이란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CB)되거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BW)하는 구조를 도입한 혼성증권이다. 국내 메자닌채권시장은 크게 성장하여 2013년 1조원 내외에 머물렀으나 2019년 7월은 전년동기 대비 14%가 증가한 3조 3,78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소형 금융회사 또는 투자조합이 주요 투자처였던 시장에 메자닌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메자닌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이 메자닌채권 발행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차입 매수(Leveraged Buyout)를 통해서 회사를 사서 기업가치를 높인 후에 3~5년 후에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모펀드가 자신들이 산 회사를 담보로 50~80%의 부채를 끌어와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부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외환은행에 투자했던 사모펀드 론스타가 그러했으며, OB맥주에 투자했던 사모펀드가 매년 1,600억원씩 배당했다는 받았다는 사례도 종종 언급된다. 더욱이 금호그룹처럼 사모펀드에 팔린 회사가 엄청난 빚을 떠안으면서 구조조정을 신청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또한 펀드 속성상 설정기간이 있기 때문에 5~10년 이상 바라보는 장기적인 투자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때문에 금산분리 회피에 악용될 것을 우려하여 사모펀드 수명을 1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모 펀드가 하는 일이 그저 회사의 운영권을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일 뿐 아무런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사모펀드는 기존의 경영진에 비해 기업 가치를 올려서 팔아야 된다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이런 동기가 기업을 혁신시키는 좋은 계기를 만들곤 한다. 대표적으로 버거킹 사례를 꼽기도 한다. 버거킹은 두산에서 운영하던 시절 해마다 떨어지는 수익과 저조한 실적으로 거의 망해가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2012년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매입한 후 공격적인 할인 행사와 적극적인 마케팅, 매장 확대를 통해 단 3년 만에 매출액, 영업이익률, 매장수 등에서 극적인 신장을 이룩하였다. 그리고 기존 인수 가격의 2배나 되는 가격에 다른 펀드에 매각되었다.

결론적으로 사모펀드란 전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가치를 높여서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금융상품으로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특정 기업과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유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펀드 조성 및 운용에 책임이 있는 운용사(GP)가 어떤 철학과 전략을 가졌는가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높은 수익을 제시하는 상품만 만들 것이 아니라 투자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자본시장도 보다 포용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운용사가 임팩트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발굴해 사모펀드를 조성하고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해 나간다면 사회적금융의 발전은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올해 출범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지역에서 사회적목적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구조화된 사모펀드 모델을 제시한 바가 있다. 아직은 롤모델이 없으나 임팩트를 추구하는 운용사들이 확대되면서 조만간 의미있는 펀드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필자가 운용하는 기관 또한 그런 변화에 일조하고자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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