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사회적경제 기업평가모형, 성장 바로미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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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혁신금융(주) 대표이사 이상진, 2018.12.10.

사회적경제 기업평가모형, 성장 바로미터 돼야

신보·기보 ‘평가모형’ 주목…사회적경제 기업평가모형 의의와 과제

 

일반적으로 은행 영업점에서는 대출을 신청한 기업을 어떻게 심사할까영업점 담당자는 단말기에서 정량적 평가로 산출된 기업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후에 대출진행이 가능한지 판단하게 된다이를 위해 본점은 기업규모업종 등을 고려한 다양한 기업평가모형을 개발함으로써 영업점에서 적절한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이후영업점 담당자는 준비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현장을 방문해 정성적인 평가를 수행한다그리고 정성적인 평가와 정량적인 평가가 합산돼본점에서 대출한도와 금리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신용보증기금 현판 사진

신용보증기금은 사회적경제기업, 기술보증기금은 소셜벤처에 특화된 평가모형을 개발해 사회적금융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신용등급, 체크리스트에 따라 금융기관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대하는 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는 이를 주목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예비사회적기업사회적기업사회적협동조합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기업이 은행에 대출을 신청한다고 치자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사회갈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중소기업의 한 유형이다이들은 일반기업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영세하고 수익기반이 취약해 보인다따라서 일반 중소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기업평가모형이나 체크리스트를 적용하게 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2017년 1017일자리위원회 관계부처 합동)에 따르면일반기업의 창업 후 3년 생존율이 38.2%인데 반해 사회적기업(인증 후 3) 91.8%, 마을기업(정부지원 종료 후) 87%, 사회적협동조합(등록 후 3) 99.2%로 사회적경제기업 생존율은 월등히 높은 편이다실제 사회적기업가는 이익추구가 아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표자가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지속적인 영업활동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결론적으로 이들의 부실률이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이런 문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한다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따라서 사회적경제기업에 알맞은 평가모형을 개발해야 하며영업점 담당자들이 정성적 평가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도 제공해야 한다이것은 사회적금융이 활성화되기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다.

지난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술금융을 도입할 때우리 사회는 비슷한 고민을 한 바가 있다기술금융은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우리 산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을 구별해 지원하고자 했다이를 위해 기술신용평가기관(TCB)는 새로운 평가모형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했다중소기업이 금융기관을 방문해 기술신용대출상담을 신청하면금융기관은 기술신용평가기관에 기술신용평가를 의뢰한다기술신용평가기관은 기술성시장성사업성을 평가해 기술신용평가서를 금융기관에 제공한다.

현재 기술금융 대출은 일반 중기대출과 비교해 금리 0.2%p 인하, 한도 2.6억원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기술금융 대출 중 순수 신용대출 비중은 17.6%로 일반 중기대출의 10.1%에 비해 크게 높아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금융위원회의 ‘2018년 상반기 은행권 기술금융 실적평가 결과’ 보도자료를 보면금융기관의 기술평가역량이 증가하면서 2018년 상반기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순증액이 15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2.9조원)나 상승했다.

기술금융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기술신용평가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듯이신용보증기금은 사회적경제기업기술보증기금은 소셜벤처에 특화된 평가모형을 개발해 사회적금융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이들이 제공하는 신용등급체크리스트에 따라 금융기관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대하는 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는 이를 주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금융지원을 위한 평가분야로는 사회적경제기업으로서의 부합성과 금융지원을 위한 타탕성을 살펴야 한다. 첫번째는 사회적경제기업으로 볼 수 있는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가, 사회적경제기업에 부합하는 운영기반을 가지고 활동하는가, 사회적기업으로서 목적으로 하는 운영결과가 있는가이다. 두번째 타당성의 경우에는 대표자의 운영능력이 적절한가, 기업운영의 경쟁력이 있는가, 금융지원시 상환할 역량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영역으로 나뉜다.

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신용보증기금은 이번 달 사회적경제기업 평가모형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내년부터는 체계적으로 기업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평가모형을 개발 및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사회적경제조직에 1000억원 이상의 보증을 제공해왔고매년 비슷한 규모로 신용을 공급하면서 가장 많은 사회적경제기업 정보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이들이 제공하는 평가정보가 결국 금융기관의 투융자정부의 지원사업 등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마침 지난 1130일 신용보증기금이 진행한 사회적경제기업 평가모형 공청회에서는 향후 그들이 사회적경제기업을 어떻게 평가할지 엿볼 수 있었다.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사회적경제기업을 평가할 재무지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성장성(매출액영업이익), 수익성(매출총이익률), 안정성(이자보상비율차입금의존도)만 적용한다비재무지표는 기존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개발한 사회가치지표(SVI)의 내용이 많이 반영돼 있다기업이 참여와 연대를 통해 성장기반을 구축하고사회적가치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 평가하게 된다일반적인 중소기업 평가에 대표자 역량이 중요하게 고려되듯이 경영자 역량도 반영된다이런 지표들을 토대로 사회적경제기업으로서 부합성과 금융지원을 위한 타당성을 평가하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사회적경제기업의 부실률은 일반기업과 상이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평가모형에 반영하는 접근 방법은 모형의 판별력을 높일 수 있어 유의미할 것으로 생각한다다만 본 평가모형이 사회적금융지자체 등에서 활용할 표준모형을 지향한다면 다음과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

정책방향에 알맞은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기 위한 목적과 손실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목적은 다를 수 밖에 없다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도 다르고 가중치도 다르게 적용될 것이다하지만 정성적 지표들의 등급을 구분하는 기준들이 정교화표준화 돼야 한다는 사실은 공통적이다.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평가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신뢰할만한 평가정보를 조기에 축적해 나가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명확한 등급기준을 만들어가야 평가자 오류 및 평가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금융기관 담당자들은 사회적금융 중개기관과 협업할 수 있고정부·지자체 등은 중간지원조직과 협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사회적가치 측정지표가 평가모형의 판별력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않는다면 다시 재무모형대표자모형 등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공청회에서 여러 패널이 지적했듯이 본 기업평가모형은 지원 가능한 기업을 걸러내는 용도를 넘어 기업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바로미터가 돼야 한다이를 위해 특정한 영역이 부적합할 때는 이를 보완하는 적절한 컨설팅을 병행해 사회적경제기업이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진정성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역량이 강화돼야 본 평가모형의 판별력이 높아질 것이고사회적금융 활성화라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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