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금] 일본, Japan Venture Philanthropy Fund

한국사회혁신금융에서는 매달 뉴스레터를 통해 해외기금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벌써 네 번째 시간입니다. 앞서 사회적 경제 조직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의 기금, 지역 발전 기금, 부동산 양극화 및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 등 유럽과 미국 중심의 기금들을 다양하게 살펴봤는데요. 아시아에는 어떤 기금이 있을까요? 그래서 준비한 이번 사례는 일본의 기금인 Japan Venture Philanthropy Fund(이하 Jvpf) 입니다.

– 작성자 기금운영팀 장영민


 

혹시 ‘벤처 필란트로피’ 혹은 ‘벤처 기부’라고 들어보셨나요?

90년대 말, 미국 비영리 업계에서 새롭게 등장한 단어인데요. 벤처 기부란, 벤처 투자의 기법을 기부에 활용한 방식으로, 금전적 지원 외에 다양한 비재정적 지원까지 하는 기부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벤처 기부가 진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아산나눔재단의 ‘파트너십온’ 사업과 ‘C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벤처 기부의 가장 큰 특징은 ‘전략’과 장기간에 걸친 ‘파트너십’입니다. 첫째, 벤처 투자처럼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지원 대상의 자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금전적 지원부터 비재정적 지원까지 전략적으로 기부하고, 그 과정에서 정량·정성적 지표를 통해 성과를 측정합니다. 둘째, 장기적으로 지원 기관과 대상이 긴밀한 관계를 맺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Jvpf를 통해 일본에서는 벤처 기부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볼까요?

일본 최초의 벤처 필란트로피 기금(출처: JVPF 홈페이지)

 

기금 규모 및 기금 조성 목적

Jvpf는 벤처 필란트로피 기금이고, Social Investment Partners과 Nippon Foundation 두 기관이 기금을 운영기관으로, 벤처 기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Jvpf는 일본에서 처음 조성된 벤처 필란트로피 기금으로, 2013년 3월에 조성되었습니다. 초기 조성 규모는 1억엔 (한화 약 10억원)으로, 기금의 운영기관인 Social Investment Partners과 Nippon Foundation에 의해 조성되었습니다. 현재 기금 규모는 2억 9,600만엔(한화 약 29억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2017년 3월 기준)

Jvpf의 운영방식(출처: Jvpf 홈페이지)

기금은 사회적 기업가들과 조직에게 중장기적으로 재정적 지원과 비금전적 지원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찾게 도와주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일본 내 벤처 필란트로피 문화를 촉진시키고자 합니다.

 

지원 대상 및 지원 방식

Jvpf의 지원 대상은 기업 자산 규모가 2천만엔(한화 약 2.4억원)에서 3천만엔(한화 약 3.6억원)이고, 성장잠재력이 있는 비영리조직 혹은 법적 근거가 있는 사회적경제분야의 기업입니다. 기금의 주요 목적은 다음 세대를 육성함으로써 일본 사회를 지속해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히 교육과 청년 고용 문제, 여성 권한 부여, 지역 개발 문제에 집중한 사업 및 기관이 지원 대상이 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다섯 가지 기준에 의해 선정되는데요. 기준에 의해 매 년 1-3개 기관이 선정됩니다. 그 기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회적 가치 측정 가능성: 비즈니스 모델의 임팩트를 측정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가
– 지속가능성: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의도와 능력이 있는가
– 확장성: 사업의 양적, 질적 확대를 통해 초기 목표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가
– 리더십 역량: 조직 내 명확한 미션, 비전, 전략, 리더십을 갖고 있는가
– 미션과 비전: 조직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인식, 미션과 비전, 목적을 공유할 수 있는가

이러한 기준에 적합한 조직들은 Jvpf를 통해 최소 1천만엔(한화 약 1억원) 규모의 자금을 보조금, 투자, 대출 등의 형식으로 조달 받습니다. 자금조달을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조직의 중장기 전략, 이사회 참여를 통한 모니터링 등등 다방면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앞서, 벤처 기부의 특징 중 하나가 전략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Jvpf는 아래 표와 같은 기본 전략을 바탕으로 지원 기준 뿐만 아니라 지원 대상 선정부터 모니터링 및 지원 방식 등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Jvpf 의 기본 전략(출처: SIP 홈페이지)

 

기금 이용 사례

 

NPO After School 프로그램 (출처: NPO After School 홈페이지)

NPO After School은 2005년에 설립된 방과 후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돌봄 교육 분야의 비영리 조직입니다. After School은 일본 사회 전체가 아이를 키우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방과 후에 아이들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시민 교사’들이 주도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JVPF 첫 번째 지원대상이었던 일본 비영리 기관 After School (출처: SIP 홈페이지)

 

Jvpf는 일본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삶에 대한 열정 및 에너지 저하 문제와 양적 및 질적으로 부족한 방과 후 활동 및 시설 문제 등을 이슈화하고 해결하기 위해 After School의 방과 후 활동 및 프로그램 발전을 지원했습니다. Jvpf는 2013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After School에게 2천만엔을 지원했으며, 그 결과 300개 이상의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며, 1,000명 이상의 ‘시민 교사’가 참여했습니다.

 

Jvpf는 앞서 살펴본 사례들과 지역의 차이뿐만 아니라 지원 방식의 차이도 있었는데요. 장기적으로 깊게 지원대상의 사업에 관여하며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이었습니다.

일본을 비롯한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서 벤처 필란트로피 방식의 자금 조달 방법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에선 기업이 순수익의 2%를 필란트로피 활동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법안이 이미 시행 중이고, 네팔도 인도와 비슷한 ‘1%’ 법안이 최근에 제정되었습니다.

지난 해, K스포츠 등 공익법인이 뉴스에 연일 오르면서 한국에서의 기부문화는 소극적으로 바뀌며, 한국의 벤처 필란트로피도 그 영향을 받았는데요.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re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대표인 루스 샤피로는 정부가 세제 혜택을 장려하여 민간 자금이 유입된다면 한국의 벤처 필란트로피도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 필란트로피 문화가 한국에서도 더욱 성장하길 한국사회혁신금융도 응원하겠습니다!

 

 

참고
– [더나은미래] 벤처 필란트로피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 https://goo.gl/PuvZJT
– [더 나은 미래] 비영리기관 믿을 수 없어… 자산가·기업, 기부 안 늘린다 https://goo.gl/FhfeTq
– Jvpf 홈페이지 http://www.jvpf.jp/en
– SIP (Social Investment Partners) 홈페이지 http://sipartners.org/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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