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혁신금융(주) 구성원들

[중기이코노미] 사회적경제 기업에 맞는 ‘기업평가’시스템 만든다

출처: https://goo.gl/QNXCSX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2017.08.29

사회적경제 기업에 맞는 ‘기업평가’시스템 만든다

“사회적기업 금융접근성 높여 성장기회 제공”… 한국사회혁신금융(주)

 

명절 대목을 앞두고 복지관에 납품할 물품들의 구매자금이 필요할 때또는 정부 및 지자체가 발주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잔금 지급일까지 사업비가 필요한 경우임금 혹은 임차료 지급일이 다가오는데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등 사회적기업 역시 긴급자금을 필요로 한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 기업은 대표자 개인의 신용으로 특수관계인이나 일반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그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대출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신속하게 자금을 확보하는게 어렵다게다가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거나 사업가치 입증을 요구하는 등 대출심사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한국사회혁신금융㈜의 이상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금융이 조성돼야 하는 당위성을 이야기한다.

사회적경제 기업은 태생부터 일반기업과 성격이 다릅니다비영리단체로 시작하거나 시민사회영역에서 시작해 비즈니스로서의 사회적경제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그런데 제도권 금융기관이 일반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대출심사를 하다보니사회적경제 기업들이 금융지원에서 소외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사회혁신금융(주) 구성원들

이 대표에 따르면사회적경제 기업의 일반 시중은행 문턱은 너무 높다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 같은 상호금융기관에서는 사회적기업 대상 상품을 내놓기도 하지만중앙회 차원이 아닌 뜻있는 단위신협에서 일부 선보일 뿐이다또 대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자금을 취급하는 신나는조합이나 사회연대은행 등을 통해서는 비영리법인이 주로 혜택을 받는다

최근에는 임팩트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라는 점에서 IT기반 소셜벤처 등 일부에만 한정된다지자체 차원에서도 기금을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원금 손실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지자체 기금도 사회적경제 기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자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들의 발전을 도울려면 자금공급이 필수다따라서 사회적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인 것이다.

사회적금융 필요성 논의…사회혁신기금’ 탄생

유럽에서는 협동조합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협동금융협동기금 등이 발달했고미국에서는 기부문화를 토대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제3세계에 투자하는 임팩트투자 형태의 사회적금융이 발달돼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시장이 조성될 것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주축이 돼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자조기금이나 공제기금 형태의 사회적금융을 만들자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이처럼 현장에서 사회적금융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사회혁신기금이 만들어진다. 2014년께 사회적경제 기업가와 금융전문가중간지원조직 등이 모여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출자해 만드는 기금 조성이 시작된 것이다. 2014년 12월 사회혁신기금 추진단이 설립됐다.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사회혁신기업의 금융접근성을 강화시키고 이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적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은행도 아닌데…매일 사회적경제 기업 찾아 출자 설득

쉽지 않았습니다은행도 아니고 신뢰할만한 실적도 없는 신생조직에 사회적경제 기업이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까지 선뜻 내놓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매일 사회적경제 기업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우리가 하고자하는 일을 알렸습니다.”

한국사회혁신금융 이상진대표

한국사회혁신금융㈜의 이상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금융이 조성돼야 하는 당위성을 이야기했다. ©중기이코노미

자금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금융업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와 마케팅 시스템을 갖추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사회혁신기금 조성을 논의하는 사회적 기업가 및 전문가 그룹과 추진단 구성원들이 매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기업을 끊임없이 만나다 보니, 출범 6개월이 되는 시점부터는 하나둘 회원가입을 하면서 기금이 모이기 시작했다.

알음알음으로 출자를 해준 기업이 모이다보니지난해 7월경에는 18000만원 정도의 출자금이 모였습니다규모를 더 갖춘 후 본격적인 융자 서비스를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먼저 어려움에 직면한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해 실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동료평가 통해 대출자격…가짜’ 사회적기업 거른다

사회혁신기금에 출자를 하려면 사회적경제 기업이어야 하고 100만원 이상의 출자를 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회원에게는 출자금액에 따라 5배에서 10배까지의 융자자격이 주어진다이율은 4% 이내, 6개월 이내 상환하는 500만원 미만의 소액 긴급자금부터 최대 24개월 기간 동안 1억원까지 융자가 가능한 장기대출 상품이 있다.

사회적가치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회원가입부터 융자와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회원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가입 회원 1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사회적사업의 진정성에 대한 평판 조회인 셈이다회원가입 후 융자를 희망하면 기존 회원 최소 2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가능하다동료들의 평가를 통해 대출자격이 주어지며 재무평가와 선배 사회적기업가들과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진정성을 가지지 않은 가짜’ 사회적경제 기업을 걸러내는 과정이다

대출 이후에도 비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채권관리를 하고 출자금연체여부상환실적 등 기금운용에 대한 기여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사회적경제기업으로의 신용도를 축적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등 118개사 회원…10억 규모 기금 조성

한국사회혁신금융 참여기업은 지난 26일 기준 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소셜벤처마을기업중간지원기관 등 모두 118개사다아름다운가게푸른환경코리아두꺼비하우징 등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선배 기업들이 이 기금의 뜻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그들의 출자금이 마중물이 돼 신생 소규모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흘러들어갔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사회혁신금융㈜라는 법인으로 독립이전을 했다회원사들의 출자금에 더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외부자금을 유입하기 위해서다사회혁신기금은 현재 회원사 출자금 3억원회사채 발행 55000만원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 5000만원 등 총 10억원 규모의 자금이 조성돼 있다.

사회혁신기금 조성현황

<자료=사회혁신기금 조성현황>

출자금은 금액을 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최대 대출한도인 2억원의 1/10인 2000만원 이상의 출자는 사양하고 있다이 대표는 출자금에 대한 이윤을 분배하는 것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더 많은 기금을 출자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차라리 기업 성장을 위해 쓰거나 우리 회사채에 투자를 해주면 2% 정도의 이율을 드릴 수 있으니 그것이 더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이유를 설명했다.

부실률은 0.2% 불과…사회적경제 기업평가시스템 개발 중

그동안 80여개 기업에 16억원을 융자했다그중 원리금 최종상환기일로부터 3개월 이상 이자 및 원금을 연체한 비율인 부실률은 0.2%.

현재까지 부실률은 일반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상 부실률의 절반정도 수준입니다매우 낮은 비율이죠우리 자금을 이용하는 기업가들이 우리가 만들어가는 기금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죠.”

한국사회혁신금융은 기금운영 외에 컨설팅도 진행한다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영지원과 법률지원사회적기업가 인큐베이팅 등을 협력기관과 협업한다올해는 사회적경제 기업평가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대 목표다.

신용평가사를 통해 회원사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보니, 92%가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투자부적격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대표자 개인의 신용과 재무재표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죠사회적경제 기업이 수행하는 일자리 창출환경개선인권개선 등 사회적가치 지표가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다면그 기업은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경영활동을 해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사회적경제에 특화된 평가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이것이 구축돼 데이터가 축적됐을 때 이 평가지표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도 제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혁신금융은 사회적경제 기업평가시스템 개발을 위해 서울시의 혁신형사업 지원을 받아 신용평가사대기업 등과 함께 평가모형을 만들고 있다.

사회혁신금융은 작은 조직이지만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조직이기도 합니다사회적경제 기업의 금융접근성을 높여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받아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금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할 것입니다.”

* 중기이코노미로부터 자사 홈페이지 게재를 허락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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